CLOUD NINE💭

저는 를 꽤 즐겨보는 애청자입니다. 인상적인 회차는 수도 없이 많지만, 지금까지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장면 하나를 꼽아보자면, 주제는 기억나지 않지만 무당이 날카로운 칼 위에서 피 한 방울 내지 않고 걷고, 뛰며 굿하는 모습입니다. 그 이후로 프로그램 시그널 음악과 함께 자동으로 연상되는 건 바로 그 장면이 됐습니다. 그 회차의 주제와 전혀 상관없이 말이죠. 그 이후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일, 인간 세계를 너머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줄곧 관심이 많았습니다. 종교도 같은 이유로, 흥미를 가졌던 것 같습니다. 막연하게나마 신을 믿는 사람이라면 귀신의 존재를 믿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유신론자로서 저는 귀신의 존재를 믿습니다. 비록 유사한 경험을 하거나 만나본 적은커녕 가위에 눌려본 ..

넷플릭스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솔직히 저는, 웬만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요즘 뭐가 재밌어요?”라고 물으며 추천을 받습니다. 다행히, 제 주변에는 드라마 작가, 콘텐츠 제작자, 배우, 잡지기자 등 나름 업계 전문가라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 그들의 추천을 신뢰하는 편입니다. 보통은 이동진 기자와 같은 이름 있는 사람의 추천을 받고 영화를 보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저는 그보다도 제 주변인들의 추천을 신뢰합니다. 슬픔의 삼각형>은 드라마 작가를 하는 동생이 추천했습니다. 묘해요이 영화를 보고 난 후, 그녀의 첫마디였습니다. 한동안 영화 에 버금가는, 현대사회 계급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영화로 홍보했던 이 영화는 아니나 다를까 제가 진작에 찜해놓은 영화이기도 하더군요. 큰맘 먹고분을 투자해 영화를 봤고, ..

한동안 저는 나이를 먹는다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다녔습니다. 30대 중반이 들어서면서 친구들이 나이에 대한 압박을 느꼈고, 피부과, 에스테틱 등을 다니며 외모를 가꾸거나 운동을 시작해 신체의 노화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 노력했으니깐요. 그즈음에, 저는 엄마와 화해를 했습니다. 독립을 하고, 물리적 거리가 생겼고, 오래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지니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엄마의 나이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내 나이대 엄마는 N살의 나를 키우고 있었네' 이런 식으로 말이죠. 생각보다 엄마는 어린 나이에 오빠와 저를 키웠습니다. 아빠는 사업을 해서 주말에도 출근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으니, 진짜 '독박육아'를 한 것이죠. 크고 작게 엄마에게 쌓였던 서운함 때문인지 저는 성인이 되고..

며칠 전에 본 .사춘기에 접어든 주인공 라일리에게 새롭게 찾아든 감정들의 이야기입니다.불안, 당황, 따분함 등이 사춘기를 맞이한 라일리에게 새로 찾아온 감정들이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저는 '노스텔지어(추억) 할머니'에게 눈길이 갔습니다. 극이 진행됨에 따라 간간이 등장하는 노스텔지어 할머니는 말 그대로 추억에 잠기게 만드는 감정이었는데, 할머니로 모사한 부분도 재미있었습니다.나이를 먹으면 은연 중에 '라떼'를 말하고, 그렇게 꼰대가 돼 간다고 하는데 과거를 회상하며 그리워하는 감정을 형상화 한다면 정말로 영화에서처럼 노인의 모습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할머니는 매우 짧게, 초조연 역할로 등장하는데 아직 어린 라일리에게 추억이라는 감정은 정말이지 조연에 불과하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상상력에 감..

저는 확실히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봐야 맛을 아는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항상 입에 달고 사는 말은 "혹시 모르니까.."입니다. 혹시 몰라서 애프터까지 굳이 갈 필요 없는 소개팅 남을 굳이 한번 더 만나고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혹시 몰라서 파우치에는 별의별 물건을 가지고 다닙니다. 도대체 그 안에 뭐가 들었길래 그렇게 뚱뚱하고 무거운지 물어보는 사람들 꽤 있습니다. 내 마음대로 사람의 유형을 '혹시나' 타입과 '역시나' 타입을 나눈다면,정확히 '혹시나'형에 속하는 사람이죠. 얼마 전 20년 지기와 얘기를 나누다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어려운 인간관계에 대한 주제가 나왔습니다.퇴사하고, 잠시 휴지기를 가지고 있는 친구는 현재 어느 관공서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데요, 오랜만에 새로운 환경에서, 나이대가 다른 ..

주말에 내리 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브레이크포인트>.테니스를 배운 지 어언 4년이 돼 가지만 여전히 포핸드가 엉성하고, 서브에는 힘이 안 들어갑니다.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는 테니스 초보입니다. 프로 테니스 선수들의 게임을 정식으로 본 적도 없어서 공식적인 룰도 사실 잘 모릅니다. 브레이크포인트>를 보며 정식으로 선수들이 단식 게임 하는 모습을 아주 몰입하여 보게 됐습니다. 다큐멘터리를 보고 느낀 점을 한 줄로 정리하자면 '테니스는 외로운 스포츠다'라는 것입니다. 브레이크포인트>는 세계에서 열리는 큰 규모의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을 밀착마크 합니다.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들을 위한 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이들이 경기 시작 전, 경기 중, 그리고 경기가 끝난 후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엿볼 수..

라디오를 좋아합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니 저에겐 너무나 친숙한 매체이기도 할 뿐 아니라, 효율적인 매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확실히 저는 라디오를 듣지만, 라디오만 듣진 않습니다. 라디오를 들으며 쌓인 집안 일을 하든, 출퇴근을 하든, 운전을 합니다. 몸은 움직이고 있지만 귀는 라디오를 듣고 있고 라디오는 그걸 상정하기 때문에 TV처럼 어떤 특정 장면을 보기 위해 화면을 보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 제가 요즘 라디오처럼 듣는 유튜브가 있습니다. 이 유튜브는 진짜 우연히 알게 됐습니다. 는 저의 길티플레저인데요, 연애 매칭 프로그램이지만 저에게는 세상에 정말 다양한 인간 군상이 있다는 걸 알게 해주는 콘텐츠입니다. 그 전까지는 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빌런'으로 취급하고 보다가, 9기를 보고는 고개를 ..

요즘 책 한 권, 한 권을 읽을 때마다 나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는 K차장님이 있습니다. 지적 허영심, 킬링타임, 수면용... 그 이유가 무엇이 됐든, 책 읽는 걸 최대한 생활화하려 노력하는데요, 사실 독서는 글 쓰는 걸 직업으로 삼는 사람도 시간을 핑계로 피해가게 되는 취미이긴 합니다. 저는 그래도 잡지기자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라, 현 회사에사는 다른 분들보다 조금은 트여있고, 이런저런 것을 빠르게 취하고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는 듯합니다. 물론 이 회사로 이직하면서 저는 생각보다 사람들이 세상사에 관심 없고, 연예인에 무감하다는 걸 알게 돼 조금은 허무했지만, 이게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삶이라는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여기까지 회사에서 저의 포지셔닝이나 캐릭터를 알려주기 위한 배경설명이었습니다..